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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제주도 (1)
땅지기
밤은 깊어만 가는데
육중한 창의문(彰義門) 궐 문이 삐그럭 거리며 적막을 깨트리고 일련의 무리들이 날랜 몸짓으로 열어젖힌 대궐 문턱을 넘어 궐내로 질주하는..., 거슴츠레한 삼짇날 너머 열이틀 달빛이 짙은 구름에 가려진 어둠 내려앉은 야밤이었다. 때는 1623년 3월 12일 야심한 어두운 밤 적막을 깨뜨리고 움직이는 무리들이 창덕궁을 향해 숨 가쁘게 몰려가고 있는데, 왕궁 경호 병사들은 대궐문을 열어놓고 보이지 않으니 그 행렬은 일사천리 막힘없이 달려가고 있는 것이었다. 반정(反正) 세력들은 봄기운이 손짓하는 3월의 야밤에 임금이 거처하는 창덕궁을 기습하는데 왕의 신변을 목숨 걸고 보호해야 할 훈련대장 이흥립(李興立)은 이미 반정군과 내통한지라, 이는 반정의 성공을 알리는 행운의 전주곡 이자, 왕조의 몰락을 알리는 불행의 ..
창작
2022. 12. 1. 1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