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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지기
아버지와 아들
▼ 한 겨울 귓불을 에이는 매서운 추위가 가슴을 파고드는 정월. 소복히 내린 瑞雪(서설)위로 총총히 새겨진 발자취는 구중 궁궐 동녁 깊은 곳으로 어지러히 이어져 있었다. 産室廳(산실청) 집복현에서는 이따금 들리는 비명소리와 함께 숨죽이며 마른 침을 삼키며 초조해하는 정적이 감돌고 있었으며 살 에이는 한겨울 바람이 대청을 휘감아 스치며 지나갈 때 아기 울움소리가 바람결에 실려 터져나왔다. 꿀꺽 마른 춤을 삼키며 모두들 숨죽이며 열리는 방문 쪽을 바라보니 상기된 환한 모습의 산실청 나인이 나타나 “왕자 아기씨 입니다. 기뻐하십시오.” 고하니. 해산을 지켜보던 모든 이들은 感祝(감축)을 한다. “마마! 경하 드리옵니다.” 살 에이는 정월 칼 바람을 눈 녹이듯 터져나온 기쁜 소식이었다. 내관은 헐래 벌떡 그 좁..
창작
2022. 10. 14. 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