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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지기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솟는 해를 보며 마음 여민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한해에 끝자락에 와있으니 참 시간의 흐름이 빠르기도 합니다. 아침에 솟는 해를 보며 힘차게 출발하고, 석양이 늬엇 늬엇 질 때면 지친 몸으로 옮겨지는 발걸음이 낯익은 문 앞에 와 섰을 때, 피곤하지만 편안함이 드는 심정은.. 아마도 한 해를 보내는 마음 그러리라 봅니다. 남은 마지막 달려있는 그림을 보며 여러 생각에 잠기는 것은 그래도 우리가 아직은 이 시대를 살면서 지난 일을 잠시나마 돌아보는 여유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요. 누구나 흐르는시간의 자취 앞에서는 자신의 진실한 모습을 보게 되니 말입니다. 거울 속에 모습을 보는 것처럼 지난 모습을 돌이키며 여유를 찾고, 숨 가쁜 세상살이에도 이때만은 숨을 고르며 잠시 쉬..
육중한 창의문(彰義門) 궐 문이 삐그럭 거리며 적막을 깨트리고 일련의 무리들이 날랜 몸짓으로 열어젖힌 대궐 문턱을 넘어 궐내로 질주하는..., 거슴츠레한 삼짇날 너머 열이틀 달빛이 짙은 구름에 가려진 어둠 내려앉은 야밤이었다. 때는 1623년 3월 12일 야심한 어두운 밤 적막을 깨뜨리고 움직이는 무리들이 창덕궁을 향해 숨 가쁘게 몰려가고 있는데, 왕궁 경호 병사들은 대궐문을 열어놓고 보이지 않으니 그 행렬은 일사천리 막힘없이 달려가고 있는 것이었다. 반정(反正) 세력들은 봄기운이 손짓하는 3월의 야밤에 임금이 거처하는 창덕궁을 기습하는데 왕의 신변을 목숨 걸고 보호해야 할 훈련대장 이흥립(李興立)은 이미 반정군과 내통한지라, 이는 반정의 성공을 알리는 행운의 전주곡 이자, 왕조의 몰락을 알리는 불행의 ..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이 만나고 헤어지는 것은... 우리들 살아가는 과정에 전부라고도 해도 과언이 아닌가 보입니다. 첫 만남은 아마도 이 세상에서 O2를 마시는 순간 새 세상에 나온 아기와 산고의 고통도 잊고 기뻐하는 엄마와의 만남이겠지요. 문 앞에 매달 고추인지 아닌지는, 둘째 치고 서라도 ... 새 생명의 탄생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이고 축복이니까 말입니다. 새로운 삶들은 들판의 야생화처럼 거친 생을 살아가게 되는 삶도 있을게고 그럭저적 운좋게 살아가는 삶도.. 세상의 슬픔은 다 안고 가는 듯한 삶도.. 온실의 화초처럼 고이 고이 돌봐지며 커가는 행복스런 삶도 있겠지요. 세상살이나 나아가 인생살이가 원래는 다 자연 그대로이니까 말입니다. 우리의 제도적 사회적 만남은 아마도 초등학교에서 부터 시..
▼ 천일의 앤 Ost - You Tube 16 C 초 유럽 16C 초 스페인은 '카를로스' 5세의 통치 하에 있었는데, 그는 당시 유럽의 대부분을 그의 지배 하에 두었던 절대적 권력자 였다. 당시 '이베리아'반도의 스페인은 '카스티유'와 '아라곤'세력이 장악하고 있었으며, '카스티유' 통치자는 '카를로스' 5세의 어머니 '호안 나' 여왕이였으며 '아라곤'은 그의 조부였던 '페르디난트' 2세가 통치하고 있었다. '카를로스' 5세는 부모로 부터는 스페인을, 조부모로 부터는 신성로마제국을, 두지역의 통치권을 모두 이양받아 명실공히 통합된 스페인의 초대 국왕이 된다. (1555년) . 그래서 '카를로스' 1세라 부르기도 한다. 그는 사촌 간인 포르투칼의 '루앙' 3세의 누이 '이사벨라'와 결혼하여 40여 년간을..
인연은 첫 만남에서 시작되나요. 청순 발랄한 권세가 규수와 준수한 명문 양반 댁 도령의 만남은.. 그제나 이제나 시대를 떠나 핑크빛 로맨스로 시작됩니다. 때는 조선시대. 시대를 거슬러 올라 피 맺친 가슴 아픈 사랑이 시작 되지요. 그 토록 가슴에 그리던 두 연인은.. 철 천지 원수가 될 운명의 사이. 로미오와 줄리엣이 그랬나요 ! 원수 지간의 가슴 아픈 사랑. 그네들은 얼마나 사랑의 불길이 타올랐기에 죽음으로 갈 길을 가려했지만.. 수양대군은 세종의 둘째 왕자. 야심찬 시대의 호걸이었나 봅니다 당시 문종은 세조의 뒤를 이어 장자 세습으로 왕위에 오르나 병약해져 얼마 지나지 않아 승하하는데 어린 세자(단종)을 충신 김종서, 황보인 등에 맡기고 감기지 않는 눈을 감습니다. 한 나라의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피..
▼ 희뿌연한 햇살의 잔영이 어둠을 길게 가르며 퍼져가는 공간에 콩볶 듯 긁어대던 소음의 여운이 귓가에서 아직 맴돌며 무거운 침묵의 시간이 적막 속에 흐릅니다. 이른 아침. 부모님과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마주 앉은 식탁이지만 흐르는 긴장을 주체지 못하고 빵 한조각과 우유를 마시고 집을 나선 후 몇 시간이나 지났을까 ..... 또 다시 쏟아지는 총성과 폭음이 다시금 어둠 속 침묵을 깨트립니다. 지하실 입구 통로에는 존(John)이 육중하게 닫힌 철문의 가느다란 틈 사이로 이따금 반격의 총알을 날리고 곧이어 콩 볶듯 쏟아지는 총성은 둔탁한 충격의 파열음으로 어둠속에 무쳐 갑니다 존(John)은 며칠 전 거리 시위에서 총상을 입고 피 흘리며 숨져간 형의 모습이 아직 생생히 떠올라 다시금 방아쇠를 잡고 좁은 틈 ..